시민활동 참여 후기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었다.
직업이라는 규격에 순응하면서 인간 본연의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기계문명의 시대를 살아내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인간보다, 능률 면에서 월등히 우월한 기계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직업을 잃게 되면서, 그리고 직업을 가져야만 하는 사회라는 규격 밖으로 밀려나면서 불행은 시작된다.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한 마리의 거대한 해충으로 변해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이 벌레로 변하는 충격을 ‘프란츠 카프카’는 이렇게 담담히 표현했다. 문학의 위대함은 첫 문장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변신의 첫 구절은 지금까지도 손에 꼽히는 유명한 첫 문장이다.
변신이라는 변화는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찾아왔다. 그러나 조금만 살펴보면 오래 전부터 우리의 주인공 잠자는 그 변화를 동경하고 있었고, 어쩌면 원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영업사원이었던 그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야 했고, 가고 싶지 않은 출장을 다녀야 했다. 수입은 높았고 성공한 사회인이라는 주위의, 특히 가족의 칭찬도 있었지만, 누구를 위한 노동인지 알 수 없는 그의 자존감은 하루하루 닳아 없어졌고, 탈진에 가까운 날들이 이어졌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이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가, 문득 ‘벌레가 되면?’ 하고 생각해 봤을지도 모른다.
어떠한 변화도 ‘어느 날 갑자기 돌연히’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며칠 전부터, 혹은 몇 년 전부터 변화의 조짐은 싹트기 시작해, 따뜻한 봄날 새 움이 화사한 얼굴을 내밀 듯 그렇게 오고 있었지만 우리가 보지 못했을 뿐이다.
‘그레고르 잠자’는 변신을 한 그날 아침, 불안한 꿈을 꾸었다. 무언가 바뀐다는 것은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사람은 불안해진다.
변하는 현상에는 변화, 변신, 변태, 둔갑, 쇄신, 개혁, 혁명, 발전 등등 많은 말이 있지만, 그 달라짐이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이라면 불안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벌레로 변하는 상황 앞에서 어찌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 하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그가 자의에 의해 벌레로 변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누구의 의지와도 상관없이 엄청난 변화가 그에게 닥쳐온 것이다. 기계문명이 만들어 낸 ‘직업’이라는 체계가 예고도 없이 세상을 바꾸어 놓았듯이,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벌레로 변해 있었다. 땅 속에서 변화의 조짐이 이미 자라나고 있었음을 알지 못했듯이 말이다.
오늘날의 우리는 200년 전 산업혁명보다 더 강력한 회오리를 몰고 올 인공지능 시대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이 전대미문의 불안의 시대를 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 맞아서는 안 된다. 예측하고, 예견하고, 환영하는 마음으로 변화의 새싹을 맞이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불안한
꿈을 꾸지 않아도 될 것이며, 자의에 의한 변화를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